계절 아침 일찍 축축한 논두렁 이슬이 무거운 고추잠자리를 따다 적셔진 바짓단이 마를 때 교실 가득 날아다닌 붉은 가을은 갈 수 없는 시절에 잃어버린 동전이라 묵묵히 묻힌 철이 들었다 불쑥 솟은 담벼락에 그어놓은 금이 논두렁인 척 곰팡이만 눅눅히 묻힌 새벽 축축이 젖은 발자국에 무겁게 매달린 이슬은 시커멓게 눈곱 낀 주름의 길이 따라 곰삭은 기억 속에 사라진 계절 잊을 수도 없는데 찾을 수도 없는 알고 보면 맨날 좋은 날이다 따지고 보면 항상 그리운 날이었다 사람이 좋고 사랑이 아름다웠기에 어제는 어제로 오늘은 오늘로 내일도 그렇게 기쁠 수밖에 어제의 시간을 거슬러 오늘이 되어도 오늘의 시계를 돌려서 내일이 될지라도 사람이 아름답고 사랑이 좋았기에 사람이 곧 사랑이고 사랑도 그러하니 매일 감사하게 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