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 앞에서 🌸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에 앉아 있네 뼛속 깊히 춥다고 신음 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하던 희다힌 봄 햇살도 꽃잎 속에 접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 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 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꼽동무에게 오늘은 향기 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 이해인 - >글출처: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