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남 /김건모 당구치며 삼각함수 배우고 팝송 들으며 영어공부 하고 고고장에서 체력장 연습하자던 상열의 청춘들 권세 누리고 떵떵거리고 살거라면 법대를 밑천없어도 장가 잘가려면 의대를 굶고 헤매려면 인문사회를 춥고 베고프려면 예술계를 택하라던 고교시절 선배와 선생님 말씀 풋풋함이 요동치는 낭만과 지성은 빵집과 영화관 포차와 나이트에서 애초에 참고서 살 돈이 아님을 증명하고 그곳에 섞인 우리들의 감성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또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생각했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뇌에 빠져있던 어느날 도서관 밖 등나무 아래 의자에 잠시 누워본다 훵한하늘 군데군데 조각구름 사이로 하얀카라에 권색교복을 입은 또 역시 하얀 양말에 권색 운동화 무릎을 살짝 드러내는 치마에 다리가 예쁜 단발머리 여학생과 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