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 초여름 햇살 아래, 함께 걷는 골목길과 작은 다짐

《5편 – 초여름 햇살 아래, 함께 걷는 골목길과 작은 다짐》

 

초여름 햇살은 따스하다 못해
사람 마음까지 말랑하게 만든다.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좁은 골목길을 따라
조용히 흔들린다.
그 흔들림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에
조금 더 깊이 닿아간다.

경호 – 속마음
햇살이 오늘따라 참 부드럽다.
아니, 네가 내 옆에 있어서 그런가.
손끝이 닿는 이 거리도
너랑 함께 걷고 있으니까
참 따뜻해진다.

말없이 걷는 골목길,
전엔 혼자 걸을 땐 참 조용했던 길인데
지금은
네 숨결이 옆에 들리니까
이 고요함마저… 꽉 찬 느낌이다.

미정 – 속마음
햇살도, 공기도,
지나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모두 다 아름답게 느껴지는 날.
오빠와 함께 걷는 이 골목길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내가 늘 지나던 길이었는데
당신과 함께니까
처음 보는 곳처럼 설렌다.
이런 게…
사랑이라는 걸까?

사람이 사람 곁에 있다는 건,
익숙한 길도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힘이다.

함께 걷는다는 건,
속도를 맞추고,
햇살의 방향을 함께 바라보고,
때로는 멈춰 서서
같은 벽화 앞에 웃는 것.
그 속엔 아무 말 없어도
사랑이 흐른다.

경호 – 말없이 미정을 바라보다가
“이 골목길,
앞으로 우리 둘의 길이 되면 좋겠다.”

미정 – 웃으며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늘 이렇게, 나란히 걷는 우리였으면.”

경호 – 손을 꼭 잡으며
“그래서 말인데…
가끔은 멀어질 때가 있더라도,
서로 기다려주자.”

미정 – 살며시 기대며
“응, 그리고
서로를 믿어주자…
내 마음, 늘 오빠한테 있어.”

사랑은 큰 약속이 아니었다.
그저,
함께 걷는 이 순간에 충실하고
작은 다짐 하나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었다.

초여름 햇살처럼
따뜻하게,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그들은 서로에게
‘함께’라는 말을 걸었다.

미정 – 속마음
이 길의 끝에서
계절이 몇 번이고 바뀌어도
당신 손을 놓지 않을게요.

경호 – 속마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나는 늘,
당신이 걷는 쪽으로 함께 걷고 싶어요.

사랑은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마음이다.

오늘 그들은,
작은 골목길에서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앞으로’를 말했다.

《6편 – 여름밤의 고요한 속삭임, 별빛 아래서 주고받은 말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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