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 비 오는 날, 우산 속 너와 나

《4편 – 비 오는 날, 우산 속 너와 나》

 

 

비는 때로,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도 하지만
또 어떤 날의 비는
서로를 더 가까이 붙게 만든다.
작은 우산 하나 아래
두 사람의 숨결이, 마음이,
서로에게 더 다정히 스며든다.

미정 – 속마음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한 빗소리.
그 속에서 오빠와 나란히 걷고 있다.
작은 우산 하나를 같이 쓰며
당신 어깨에 살짝 기대본다.
괜히 어색한 듯 피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아주는 그 손길에
내 마음도 조용히 젖어든다.

“이렇게 걷는 거,
생각보다 참 좋다…”
입 밖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마음속에 속삭이고 있었다.

경호 – 속마음
비 오는 날,
둘이 나란히 걷는 것,
그거 하나가 이렇게 소중할 줄 몰랐어.
미정이가 우산 속으로 조금 더 다가와줄 때마다,
그 거리만큼 우리 사이가 좁혀지는 것 같아.

네 손이 내 손 안에 있을 때,
나는 더 이상
과거도, 미래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이 순간,
네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그 어떤 말보다 따뜻했거든.

거리의 모든 소음이
빗소리에 잠기고,
두 사람은 작은 우산 아래
오직 서로의 숨결만을 느낄 수 있었다.

말은 많지 않았지만
마음은 그 어떤 때보다
깊이, 선명히 전해졌다.

미정 – 웃으며
“오빠,
우리... 이상하지 않죠?
이렇게 조용한 날에도,
서로 아무 말 안 해도… 편안한 거.”

경호 – 고개 끄덕이며
“응,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
오히려… 더 좋은데?”

미정 – 작게 속삭이며
“우산 속 이 거리,
그냥 이대로 멈춰도 좋을 만큼… 좋아요.”

경호 – 진심 어린 눈빛으로
“비가 그쳐도,
나는 계속 네 옆에 있고 싶어.
늘, 이렇게.”

비는 곧 그쳤지만,
우산 속 따뜻한 공기는
그들의 마음을 오래도록 적셨다.

서로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던 하루,
그날의 작은 우산 하나는
마치 두 사람을 위한 작은 세상이었다.

미정 – 속마음
오늘의 이 장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작은 빗방울과,
따뜻한 손길과,
그리고 ‘여보’라는 말이 자연스러웠던 그 순간.

경호 – 속마음
이젠 확신해.
우리 둘,
시간이 더 지나도
이렇게 나란히,
비가 오든 해가 뜨든
함께 걸어갈 수 있겠다는 걸.

사랑은,
특별한 날보다
이런 평범한 하루 속에서 더 깊어진다.
작은 우산 하나에 담긴
그들의 마음처럼.

그리고,
오늘의 빗소리는
언젠가 추억이 되어
다시 그들을 미소 짓게 할 것이다.

《5편 – 초여름 햇살 아래, 함께 걷는 골목길과 작은 다짐》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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