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 얘야 너 삼만원만 주고 가거라" "없어요" 팔십이 넘은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하는 아들에게 사정을 했건만 아들은 박정하게 거절을 하였다. 늙은 아버지는 이웃 노인들과 어울리다 얻어만 먹어 온 소주를 한 번이라도 갚아주고 싶었다. 설거지를 하다 부자간의 대화와 시아버지의 그늘진 얼굴을 훔쳐본 며느리는 한참 무엇을 생각하더니 밖으로 달려 나갔다. 한참만에 버스를 막 타려는 남편을 불러 세워 숨찬 소리로 손을 내밀었다. " 여보, 돈좀 주고 가요" "뭐하게?" " 애들 옷도 사입히고 여고 동창생 계모임도 있어요" 안주머니에서 오만원 가량 꺼내 헤아리며 담배값이,차값이 어쩌니 대포값이 어쩌니 하는 것을 몽땅 빼앗아 차비만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파트 양지바른 벽에 기대 하늘만 바라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