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편ㅡ《삶에 스며든 사랑의 순간 》

21편《삶에 스며든 사랑의 순간 》
《첫눈 내리는 날, 우리 둘만의 약속》
— 고요한 거리, 조용히 스며든 사랑의 약속

“사랑은,
꼭 특별한 순간에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다.
첫눈처럼 말없이 내려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살며시 쌓인다.”

첫눈이 내리던 날,
미정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경호야, 첫눈이야.”
말은 보내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무심한 눈발 사이로
그와 나란히 걷고 싶었다.
말없이 손잡고,
발자국을 눈 위에 함께 남기며.

미정의 마음속 나직한 속삭임
너랑 걷던 그 거리, 기억나?
그날도 겨울이었지.
마주 잡은 손이 참 따뜻했었어.
이상하게 오늘은,
그때처럼 너랑 같이 있는 기분이 들어.

경호의 하루
그도 첫눈을 보고 있었다.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미정이는 지금 뭐 하고 있을까.”
“혹시 창밖을 보면서,
나처럼 이 눈을 함께 걷고 싶어할까.”

추억처럼 스며드는 눈발은
그녀의 온기를 떠올리게 했다.

“미정아,
내가 지금 그 자리에 있었다면
우리 어디로든
천천히 걸어갔을 텐데.”

“겨울 첫눈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보게 만든다.
보고 싶은 얼굴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날 저녁, 미정이의 메시지
여보야,
오늘 첫눈 봤어요?
같이 걷던 그 거리 생각났죠?

경호의 답장
응, 나도 네 생각 많이 했어.
우리 그때처럼 또 걷자.
같은 자리에, 같은 손으로.
그날의 발자국,
올해도 같이 남기고 싶어.

그들은 약속한다.
다시 함께 걸을 길을.
첫눈을 함께 밟으며
다정히 손을 맞잡을 순간을.

지금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그 거리 한가운데
서로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은 늘 약속한다.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너와 다시 걷게 될 그 길 위에서
나는 여전히 너를 기다릴 거라고.”

첫눈 내리는 날,
그들은 서로의 마음에
다시 약속 하나를 더 새겼다.

그리고 그 약속은,
눈보다 더 조용히
그들의 마음속에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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