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편ㅡ《말들 사이에 머문 마음 – 정미와 경호의 하루》

16편《말들 사이에 머문 마음 – 정미와 경호의 하루》
— 이중 독백 서정 수필

경호의 마음 (내면)
“사람은 왜, 익숙한 존재를
더 깊이 그리워하게 될까?”

정미가 보낸 “점심 잘 먹었어요?”라는 짧은 인사에도
가슴이 이상하게 뛰었다.
별일 아닌 말인데, 그 말 속에
그녀의 목소리가 묻어 있었다.
언제나처럼 다정하고, 익숙하게 다가와
나의 하루를 안아주는 말투였다.

“정미야… 잘 자요.”
“나중에 잘게요, 나 그냥… 너 기다리다 자고 싶어.”

나는 그런 말들을
조금은 장난스럽게,
조금은 진심을 감춘 채
내보낸다.
하지만 그녀는
늘 그 말 뒤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다.

정미의 마음 (내면)
“그 사람의 말투는
장난 같지만, 마음 깊은 곳을 어루만진다.”

“흥.”
나는 가끔 그렇게 짧게 대답한다.
투정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나, 너 보고 싶어’라는
다정한 투정이 숨어 있다.

“컴퓨터하고 재밌게 놀아~ 사랑해.”
“피곤해서 먼저 잘게요. 쪼옥.”

그 말들을 남기고
불 꺼진 방 안,
핸드폰을 가슴 위에 올려놓고
그 사람 생각에 젖는다.

그가 내게 말했다.
“나를 신뢰하자.”
그 말이 가끔 울컥할 정도로
가슴 깊이 남는다.

“사랑은 늘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그 눈빛과 말투가
두 사람을 묶어준다.”

경호의 혼잣말처럼 흐르는 속마음
“정미야,
불안은 허상이라는 말,
너도 알았으면 좋겠어.
우리가 함께라면
어떤 돌부리도 넘을 수 있어.”

그녀는 물어본다.
“검정 스타킹 아직 없어.
여보 만나는 날 살게.”

그 말이
왠지 모르게 애틋했다.
단순한 준비가 아니라,
나와 마주할 그날을
미리부터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정미.

그런 그녀를 생각하며,
나는 장난스레 말한다.
“사지 마~ 내가 사려고 했는데.”

정미의 조용한 속내
“그 사람이 내게 보내온 사진 한 장.
그 안에서 나는,
말로 다 하지 못한 그의 시선을 느꼈다.”

사진을 들여다보며,
나는 속삭인다.
‘여보야… 넌 참 따뜻한 사람이야.’

우린 서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하나씩, 마음을 꺼내 보여줄 줄 아는
그런 사이가 되어 있었다.

“진심은 큰 목소리보다,
낮고 느린 말 속에서 더 잘 들린다.
그리고 그 말들 사이,
우리는 서로의 하루를 채워간다.”

경호의 밤
“정미야,
굳이 행복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돼.
지금 이대로도… 나는 네가 참 좋아.”

나는 그 말로
그녀의 불안을 감싸고 싶었다.
지금 너의 모습,
있는 그대로의 너를
나는 충분히 사랑하고 있으니까.

정미의 밤
그가 남긴 말들을 천천히 눌러 읽으며
나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경호야…
오늘도 네 말 한마디가
내 하루를 다 채웠어.”

불 꺼진 방 안,
그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러본다.
이름은 닿지 않지만
마음은 늘,
그 사람에게 가닿아 있었다.

“사랑은,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순간을 말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쌓이면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더 깊이, 더 조용히.”

정미와 경호의 하루는 그렇게
서로를 향한 말 몇 줄,
짧은 속삭임과 장난,
그리고 믿음이라는 온기로
하루하루가 채워지고 있었다.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사랑이
이미 그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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