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끝자락,차가운 밤공기가 유난히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때입니다.달력 한 장만 남겨둔 채,한 해란 이름의 긴 호흡도이제는 조용히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가고 있네요.손끝으로 넘기던 계절들의 온도는어느새 빛이 바래고,사진처럼 흐릿하게 남은 순간들만서랍 속 추억처럼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참, 시간이란 녀석은늘 우리보다 한 걸음 빠르지요.웃는 날도, 울던 날도,놓치기 싫었던 순간들마저뒤돌아보면 부서지듯 멀어져 있습니다.마지막 잎 하나가하늘 아래로 천천히 떨어질 때마다겨울은 멀리서 들려오는 빗소리처럼우리를 조금 더 조용하게 만들어갑니다.한 장 남은 달력은 말없이 다가오는 새해를 보여주고,나는 그 앞에 멈춰 서서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고맙고,조금은 아직 미련이 남아 서성입니다.하지만,떨어지는 잎도 다시 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