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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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배(虛舟허주)처럼 자신을 비우면 걱정도 해도 없다
 
- 장자(외편) ; 제20편 산목[2]-
 
시남 의요가 노나라 제후를 만나니,
노나라 제후는 근심하는 빛을 띠고 있었다.

🔆의요가 말했다.
“임금께서는 어찌 근심스러운 빛을 띠고 계십니까?”

🔆노나라 제후가 말했다.
“나는 옛 훌륭한 임금들의 도를 배웠고, 옛 임금들이 하신 일을 닦았습니다. 귀신을 공경하고 현명한 사람들을 존중하며 그들과 친근히 지내면서 일을 하고 잠시도 멈추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환란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 때문에 근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요가 말했다.
“임금님의 걱정을 없애는 방법은 얕으십니다.
살찐 여우와 아름다운 무늬의 표범이 산림 속에 살면서 바위굴에 숨어 있는 것은 고요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밤에는 움직이고 낮에는 굴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은 경계하기 위한 것입니다. 비록 배고프고 목마르며 곤궁한 처지에 있다 해도 먼 강과 호숫가로 가서 먹이를 구하는 것은 안정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도 그물과 덫의 걱정을 면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들의 가죽이 재난의 원인 되는 것입니다. 지금 임금님께 있어서 노나라는 그 가죽과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바라건대 임금님께서는 육체를 잘라내고 가죽을 벗어버리며 마음을 씻어내고 욕망을 없애버리고서 아무도 없는 들판에 노닐도록 하십시오.

남월에 한 고을이 있는데 이름을 건덕이라 부릅니다. 그 곳의 백성들은 어리석고 순박하며, 사사로움이 적고 욕망도 적으며, 일 할 줄만 알았지 물건을 저장해 둘 줄은 모릅니다. 남에게 무엇을 주고도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 알지 못하며 예의란 어떻게 하여야 지켜지는 것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멋대로 무심히 행동하면서도 위대한 자연의 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즐겁기만 하며 죽으면 편히 묻힙니다. 임금께서도 나라를 떠나 속된 일을 버리시고 자연의 도와 어울리며 그곳에 가십시오.”

🔆노나라 제후가 말했다.
“그 곳에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거니와 또 강과 산이 막혀 있는데 내게는 수레도 배도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의요가 말했다.
“육체적인 방만을 없애시고 높은 지위를 생각하는 마음을 없앰으로써 임금님의 배와 수레를 삼으십시오.”

🔆노나라 제후가 말했다.
“그 곳으로 가는 길은 아득히 멀고 아무도 없는데 누구와 이웃을 삼고 지낸단 말입니까? 내게는 먹을 것도 없고 양식도 없는데 어떻게 그 곳에 갈 수 있겠습니까?”

🔆의요가 말했다.
“비용을 적게 하시고 욕망을 줄이시면 비록 양식이 없다 해도 풍족하게 됩니다. 강을 건너고 바다에 배를 띄우게 되면 바라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 갈수록 그 끝나는 곳을 알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배웅하는 사람들이 모두 강 언덕에서 돌아가 버리면 멀리 자유로운 경지로 떠나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다스리는 사람은 재난이 있게 되고, 사람들에게 보호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근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임금은 사람을 다스리지 않았고, 사람들의 보호도 받지 않았었습니다. 스스로의 재난을 제거하고 근심을 없애고서 홀로 도와 더불어 크게 광막한 나라에서 노니십시오.

배를 나란히 하고 황하를 건널 때 만약 빈배가 와서 자기 배에 부딪힌다면 비록 마음이 좁은 사람이라 해도 성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그 배에 타고 있다면 소리쳐 배를 다른 곳으로 저어가라고 할 것입니다.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칠 것이고, 그래도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치면서 반드시 욕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앞에서는 성내지 않다가 지금은 성내고 소리치는 것은 앞의 배는 빈배(虛舟허주)였는데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자기를 텅 비우고 세상을 노닌다면 그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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