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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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봄날



햇살이 부드럽게 얼굴을 쓰다듬고,
바람은 살며시 귓가를 간질인다.

나뭇가지 끝마다 작은 숨결이 맺혀
투명한 연둣빛 꿈을 피워낸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풀잎 사이로 번지는 따뜻한 숨결에
마음도 덩달아 맑아진다.

살랑이는 공기 속에
겨울내 움츠렸던 모든 것이
조심스레 눈을 뜨고,
숨을 쉰다.

이 봄날, 나 역시
하늘을 향해 깊숙이 숨을 들이마신다.
마음에 작은 꽃 하나가 피어난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람이 먼저 다가온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마음 사이로
따스한 숨결이 스며든다.

하늘은 물빛으로 번지고,
햇살은 가볍게 어깨를 토닥인다.
나뭇가지마다 생명의 속삭임이 걸려 있다.
흐르는 시간조차 잠시 멈춘 듯,
세상은 부드럽게 숨을 쉰다.

숨을 들이마신다.
아주 천천히, 깊숙이.
그 안에 녹아든 풀 내음, 꽃 내음,
아직 말갛게 살아 있는 기억들.

숨을 내쉰다.
아주 조용히, 아프지 않게.
흩날리는 꽃잎처럼
오래 품었던 외로움도 함께 흩어진다.

숨 쉬는 봄날,
나는 다시 살아간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봄날이 오면 중에서-



♡ 밝은 워터수 ♡

╰°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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