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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
삶의 범속성에 지쳐 고개 드니
내 나이가 그럴까
목적 없는 배는 항해를 멈추고
길 잃은 새는 날갯짓을 접는다
끝없는 길, 끝없는 사랑도
그 끝이 가늠되는 시점
더는 무엇을 잡고 있어야 할까
잠시 숨 고를 시간이 허락되고
긴 시간의 절벽 앞에 서
가늘고 희미한 길을 바라본다
숨이 가빠오고 통증이 몰려온다
이제껏 걸어온 길이
긴 뱀이 벗어놓은 허물처럼
쇠락하여 펼쳐져 있다
황량한 산들은
더 이상 푸름을 경계하고
모든 생명의 발들임마저 거부한다
주저할 수 없는 길
이정표 없는 길 위가
달갑지마는 않다
오직 나의 가슴과 두 발만이
길잡이 샛별이었음을
의뭉스러운 저 달은 말이 없고
그래도 중단할 수 없는 길
걸음을 멈추는 순간엔
모든 환희와 절망이 멈추겠지
숨조차 멈춰 종국엔 박제가 되겠지
그 길이 어디를 향하는지
어느 경로로 가게 되는지
매 순간이 선택의 기로라 하여도
갈림길 마디 마디가 모여
비로소 나의 길이 되고
그 끝에 내가 있을 것이다
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정은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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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좋은글> 中에서-
>이미지 출처 -<무료 및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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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작성한 글이 아닙니다.
좋은글을 옮겨와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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